< 출발지로 회항

여기를 먼저 눌러주세요.

이곳은 공대유의 바다입니다.

먼저 이 곳까지 공대유를 탐사하기 위해 방문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얕은 수면에서 부터 깊은 곳 까지 이루어지는 이번 탐사에서는 공대유가 누구고,

무엇을 좋아하며 어떤 삶의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지를 알 수 있습니다.

바다 깊이 들어갈수록 더욱 깊게 그를 알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몇 가지 지시사항을 우선 완료 하신 뒤 탐사를 시작하겠습니다.

1. 가지고 오신 탐사 티켓을 드래그해서 오른쪽에 제출해주세요.

2. 마지막으로, 제시되는 안내사항을 읽고 내용에 동의하신다면 오른쪽 체크박스를 눌러주세요.

안내사항

1. 본 탐사는 티켓을 가진 사람들만 볼 수 있으므로 정보의 외부 유출을 금지합니다.
2. 심해공포증이 있어도 괜찮습니다.
3. 탐사를 중단하고 싶거나, 다른 물방울을 보고 싶을 때에는 오른쪽 아래 위치한 구명조끼를 클릭하세요. 수면위로 빠르게 올려줍니다.
4. 이 바다에 상어는 살지 않습니다. 만약 탐사중에 상어를 발견하면 즉시 구명조끼를 누르세요.

이제 탐사를 시작하세요! 각 물방울은 정해진 수심으로 당신을 이동시킬 것입니다.

수심 10cm

저는 공대유입니다. 1999년 3월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현재도 서울에 거주중입니다. 여러분이 아시는 중국 공자의 그 공씨입니다.

서울에서 벗어나 살 계획은 딱히 없습니다. 하지만 가끔 극심한 교통체증을 마주할 때면 어딘가로 멀리 도망가고 싶어집니다. 2018년도부터 홍익대학교에 시각디자인 전공으로 재학중이며, UXUI디자인에 큰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색은 파랑 계열입니다. 딱히 어떤 색을 좋아한다라고 먼저 생각해본적은 없지만 언젠가 옷장을 보니 파란색 남색 소라색이 많은 것을 보고 '아 나 파랑 좋아하네'라고 느꼈습니다.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합니다. 문예창작학과를 나온 친구와 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곤 하는데, 전공자는 다르구나싶을 때가 많습니다. 저는 아직 멀었네요.

방탈출을 좋아합니다. 이는 작년부터 새로 생긴 취미인데, 돈이 꽤 드는 취미같습니다. 그러니까 빈도가 적다면 큰 부담없이 즐길 수 있으나, 자주 하는 취미라면 경제적인 여유가 필요합니다.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은 마음이 정말 크지만, 사실 그냥 보는 것이 좋은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군가의 반려견(묘)을 보며 귀여움에 취하지만 돌아서 생각해보면 막중한 책임감과 경제적 여건을 고려해 실제로 키우는 일은 더 많은 고민들이 필요합니다.

첫인상과 다르다는 소리를 많이 듣습니다. 제가 저를 객관적으로 보기엔 어려우니 그들의 말을 믿을 수 밖엔 없습니다. 제 생각에 저는 조용하고 내향적이며 혼자 즐기는 활동을 즐기는 편인 것 같습니다.

외가,친가를 통틀어서 제가 제일 막내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막내티가 난다고들 하지만 역시 저는 남이 보는 제 자신을 잘모르겠네요.

2살 터울의 누나 한명이 있습니다. 그녀는 현재 취업을 준비 중입니다.

먹는 것을 좋아하지만 잘 챙겨먹지는 않습니다. 특히 바쁠 때에는 하루에 두끼도 겨우 먹습니다. 그래서인지 살이 잘 찌기도, 잘 빠지기도 합니다.

수심 60cm

저는 '비다'와 '구멍'의 뜻을 가진 한자가 같은 줄 알았는데 빌 공(空)과 구멍 공(孔)은 다른 한자더라고요. 하필 성씨가 구멍이라는 뜻을 가져서 뜻 자체는 별로 좋아하진 않았습니다.

서울시 금천구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어디 사냐는 질문을 받으면, 서울 금천구에 산다라고 말을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서 "신림 근처에 살아요."라고 말하곤 합니다. 중학교는 가산중학교를 나왔고 고등학교는 문일고등학교를 나왔습니다. 예술학에도 관심이 있어 부전공을 부전공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추상미술에 대한 글을 쓰는 과제를 마주했는데, 나중에 예술학 입문을 배우고 보니 그저 문외한이 나불대는 망언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파란계열 중에서도 탁한색계열을 좋아합니다. 색에 대해 공부를 한 적이 있습니다. 색체심리의 이해를 들으며 색의 조합, 퍼스널 컬러 등의 개념들을 배우며 한층 친해졌습니다.

글을 쓰기 시작한건 고등학생 때 부터였습니다. 미술에 대한 흥미를 잃어가면서 책을 읽는 것에 푹 빠지면서 깨작깨작 시와 소설을 짧게 썼었습니다. 그 당시 교내 작문대회에서 금상을 받았는데, 일면식도 없는 한 국어 선생님이 제 시에 감명을 받았다며 시에 대해 오목조목 물어보셨는데, 그때 대답을 하면서 마치 작가가 된 듯 으쓱했었습니다.

첫 방탈출은 친한 친구들끼리 홍대에서 했었습니다. 아마 2019년이었는데 그 방탈출은 정말 재미가 없었습니다. 그때는 사실 방탈출에 ㅂ도 몰랐던 때라서 뭣모르고 했었습니다. 그 이후로 3년간 별 생각이 없다가 작년에 친누나 친구들의 권유로 정말 재미있는 방탈출을 한 이후로 푹 빠졌습니다.

제가 키워본 동물이라고는 구피와 같은 물고기, 학교 앞에서 팔던 병아리가 끝입니다. 어릴적에 이모부께서 우리집에 말티즈 한 마리를 데리고 와서 키우라고 하셨는데, 저희 어머니가 기겁을 하며 되돌려 보냈습니다. 생각해보면 이때가 너무 아쉽습니다.

내향적인 것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저는 타인에게 큰 관심이 없습니다. 사람을 잘 기억하지 못해서 특히 대학과 같은 곳에서는 복도에서 저에게 인사를 하는 상대방에게 적절히 인사를 해주지만, 지나가고 나면 '누구지?'라고 생각을 합니다. 물론 친해졌다고 한들, 연락이 잘 안됩니다. 핸드폰을 잘 안보는 것은 아니지만 '이따 답장해야지'라고 생각하다 며칠 몇주가지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저와 친누나를 제외하고 외가와 친가에 각각 5명의 사촌 형누나들이 있습니다. 외가는 충청남도 공주이고 친가는 경주입니다. 외가 사촌들과는 굉장히 친밀하지만 친가 사촌들과는 거리감이 있는 편입니다. 이유라고 하자면 외가는 모두 1-3살의 차이의 또래이지만, 친가의 경우 저희 남매와 10살 가량의 터울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제가 유치원생일때 이미 고등학생이던 사촌 형들이기에 서로한테 아기-어른의 느낌이 잔존하기 떄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희 누나는 대학 졸업 후 이런저런 공부를 하다가 곧 취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이유는 아무래도 저와 더 친해져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와 누나는 굉장히 친합니다. 어느 정도냐면 각자의 친구들에게 "우리 남매는 이래"라고 하면 다들 "어떻게 남매가 그래?"라는 반응입니다. 기본적으로 저는 친구들과 노는 것보다 누나와 노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그렇기에 누나와 노는 시간이 더 많습니다.

패스트 푸드를 좋아합니다. 어쩌면 간단하고 맛의 스펙트럼이 적으며 빠르게 먹을 수 있다는 점에 반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한식보다는 양식을 좋아합니다. 딱히 가리는 음식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갑각류를 제외한 해산물은 안먹는 편입니다. 살이 정말 고무줄처럼 찌고 빠집니다. 특히 휴학과 방학때 살이 찌고 학교를 다니거나 일을 할때나 군대에서 살이 빠지곤 했습니다. 플러스 마이너스 7키로 범위에서 왔다갔다 합니다..

수심 120cm

저를 가지셨을 때 어머니는 뱀 꿈을 꾸었다고 했습니다. 흰 뱀이 집으로 들어와서 어머니의 품에 안기는 꿈입니다. 태몽은 과학적으로 밝혀지진 않았으나, 검색을 해보니 한마리의 크고 흰 뱀은 아들을 낳는다는 꿈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저희 어머니는 뱀을 정말 싫어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좋아하시니 태몽은 다 거짓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하나 출생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자면 저희 누나가 유년시절 굉장히 엄마바라기였다고 합니다. 제가 세상으로 나오는 순간까지도 엄마의 품에서 벗어나면 우는 누나를 달래기 위해 업고 병원에 가셨다고 합니다. 또한 어머니가 저를 임신하셨을 때 의사가 저의 머리가 조금 크다며 기형아 검사를 해보라고 했답니다. 그저 대갈장군이었을 뿐, 건강하게 잘 태어났답니다.

거주지는 크게 금천구를 벗어난 적이 없습니다. 독산동에서 독산동으로, 또 독산동에서 다른 독산동으로. 총 세번의 이사를 했습니다. 금천구는 딱히 좋은 동네는 아닌 것 같습니다. 지하철도 금천구청역과 독산역일 뿐이며 가산디지털단지역은 집에서 굉장히 멉니다. 대체적으로 어딘가로 이동할 때 구로디지털단지역이나 신림역을 이용하는 편입니다. 집에서 나와 학교 강의실까지 걸리는 시간은 넉넉잡아 50분정도입니다. 주변 친한 친구들은 엎어지면 코닿는 곳이라고 하지만 저는 이 50분도 힘듭니다. 대중교통에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디자인 작업을 할때 사용자를 위한 디자인을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예술이라기 보다는 그저 디자인 그 자체를 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아티스트보다는 디자이너라는 단어로 불리고 싶습니다. 모더니스트의 입장보다는 포스트모더니즘 입장을 존중합니다. 어쩌면 반대에게 끌린다는 말이 맞는 것인지 좋아하는 작가는 대지예술가 아나 멘디에타, 전위 예술가 이불입니다. 한편 야요이 쿠사마의 작업과 작업관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색체심리의 이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진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때 실기 전공에 너무 에너지를 쏟은 나머지 번아웃이 와 버렸기 때문입니다. 전공만 4개를 듣는 22학점을 듣던 때였는데 지금 생각하면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싶습니다. 언젠가 색심이를 재수강 하고싶지만 수강신청때마다 피 터지는 전쟁통과 같아 매번 실패합니다. 파란 계열에서도 소라색과 남색을 좋아합니다. 이는 옷을 구매할때 한정되는 이야기입니다. 몇 달 전에 퍼스널 스타일링 체험을 친구와 다녀온 이후로 소라색이 잘 받는다는 말을 들은 이후로 소라색 옷을 찾아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묘한 톤의 차이로 어울리고 어울리지 않는 색이 있었습니다. 굉장히 어려운 색의 세계입니다.

글을 쓰는 것은 참 힘이 듭니다. 제가 집중력 없고 끈기 부족한 사람이란 것을 글을 쓰면서 알았습니다. 항상 어떤 재미난 글감이 생각나면 서두를 열심히 쓰다가 한번 막히면 그만 두고 며칠 몇주 몇달을 방치해둡니다. 그 방치의 사이에는 또 새롭게 재미난 글감이 생각나 열심히 초반만 쓰고 그만 두기를 반복, 지금 글의 서두만 적힌 것들만 수두룩합니다. 주로 짧은 소설을 쓰는 것을 목표로 글을 씁니다. 주제는 대체적으로 '삶'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고찰과 현대인이 살아가면서 사람과 사람간의 상호작용입니다. 요즘은 또 세개의 연작 단편소설을 쓰는 중인데 근미래 SF장르로 화성 테라포밍 이후의 인류의 삶을 주제로 작업중입니다. 작업 속도는 굉-장히 느립니다. 책을 많이는 아니지만 가끔 읽고, 깊이있는 책보다는 대중적인 작품을 좋아합니다. 이를테면 이금이 작가의 알로하 나의 엄마들, 최은영 작가의 내게 무해한 사람과 같은 것 말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소설은 이도우 작가의 잠옷을 입으렴입니다. 몇 번을 정독해도 처음 읽던 감정과 똑같습니다.

제가 가는 방탈출은 크게 인천과 홍대 강남 이렇게 세 지역입니다. 대체적으로 퀄리티가 높은 방탈출은 강남에 위치해 있습니다. 공포도가 높은 방탈출은 좋아하지만 자주하면 기가 빨립니다. 방탈출은 자물쇠를 푸는 문제유형과 장치들을 이용한 문제유형이 있는데, 저는 장치 문제 비율이 높은 방탈출을 좋아합니다. 방의 개수가 많고 생긴지 오래되지 않아 인테리어 퀄리티가 높은 곳이 좋습니다.

계획이라고 하면 취업을 하고 독립해서 경제적으로 괜찮을 때 강아지를 키우고 싶습니다. 나래라는 친구가 있는데 작년에 유기견을 입양을 하고 나서 삶이 강아지를 키우기 전과 후로 극명히 나뉜다고 했습니다. 은근한 기대를 심어주는 말이었습니다. 아직 태어나지 않았을수도, 혹은 이미 태어났을수도 있는 어떤 존재가 그 어느 순간 저와 만나 관계를 이루어 나간다는 것은 참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그것은 인간일수도 동물일수도 혹은 식물일수도 있습니다. 식물해서 말인데, 저는 식물도 굉장히 좋아합니다.

내향적이라고 해서 교우관계가 좋지 않거나 사회성이 부족한 것은 아닙니다. 이는 끊임없는 안읽씹과 엄청 긴 연락주기에도 불구하고 자주 찾아주는 친구들이 있다는 점에서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렇게 쓰고보니 저는 참 예의가 없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저와 친누나를 제외하고 외가와 친가에 각각 5명의 사촌 형누나들이 있습니다. 외가는 충청남도 공주이고 친가는 경주입니다. 외가 사촌들과는 굉장히 친밀하지만 친가 사촌들과는 거리감이 있는 편입니다. 이유라고 하자면 외가는 모두 1-3살의 차이의 또래이지만, 친가의 경우 저희 남매와 10살 가량의 터울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제가 유치원생일때 이미 고등학생이던 사촌 형들이기에 서로한테 아기-어른의 느낌이 잔존하기 떄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체적으로 문화생활의 범위가 비슷합니다. 그렇기에 취향도 겹쳐 누나와 저는 이런 점에서 친한 친구가 된 것 같습니다. 둘 다 영화를 좋아하고 게임도 좋아합니다. 좋아하는 음식도 겹치고 생각의 성질도 비슷합니다. 우리는 가끔, 새벽드라이브를 즐기는데 북악산의 야경이나 한강 물멍 따위를 즐깁니다. 생각보다 별 거 없습니다. 그저 바람쐬러 간다는 말이 어울리는 사람들입니다. 이런걸 보면 사람이 자라오는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와 또 그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개개인의 자아 형성이 독특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피자입니다. 피자도 페퍼로니 피자만 먹습니다. 싫어하는 음식이 딱히 이렇다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식사 예절에 대해서도 민감한 편인데 쩝쩝거리면서 먹는 사람과는 겸상 절대 불가능합니다. 식사예절 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앉아있는 자세나 행동에 따른 불호감 요소들이 있는데 일단 다리 떠는 사람을 정말 싫어합니다. 그 외에는 딱히 신경쓰는 것은 없는 듯 합니다.

수심 180cm

제가 정말 싫어하는 공간이 한 곳 있습니다. 저희 집에서 약 두정거장 정도에 있는 오래된 산부인과인데 이 곳으로 인해 이 바다가 존재하지 못할 뻔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태어나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이야기입니다. 저를 가지신 어머니께서 임신 사실을 모르고 감기기운에 감기약을 드셨습니다. 이후 임신 사실을 알게 되셨는데, 혹여 약이 문제가 될까 저 공간의 산부인과에 찾아가 물어보셨답니다. 그곳의 의사는 혹시라도 기형아가 나올 수 있으니, 임신 초기인 지금 지우는게 좋겠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께선 그것도 다 운명이다 생각하셨고, 몇주 있다가 저와 누나가 태어난 저 곳과는 다른 산부인과에서 의사가 말하기를 감기약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걱정을 덜어줬답니다. 이렇게 보면 생명이란 무엇일까 또 그 생명의 시작점이 어디이며 그것의 주체는 누구에게서 발현되고 부여되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저는 제 의지와 상관없이 그 의사라는 사람때문에 존재하지 못할뻔 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꽤나 끔찍합니다. 그 산부인과는 아직도 운영중입니다.

아마 시간이 지나면 서울의 다른 지역으로 혼자 나가 살 것 같습니다. 마포쪽에서 살고 싶으나 재정적으로 지금 당장이나 근 몇년 안에 이룰 수 있지는 않아보입니다. 차가 있으니 밑에 광명이나 그 밑으로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놀랍게도 어릴적 광명에 가면 논과 밭 산만 있는 허허벌판에 ktx역만 달랑 있던 동네가 지금은 서울보다 더 발전한 신도시로 거듭났습니다. 그곳에서 살 기회가 있었지만 부모님께서는 광명에 집을 사지 않으셨다 했습니다. 또한 몇년 전에는 세종시로 이사갈뻔도 했으나 다행이 가족 회의에서 무산되었습니다. 이유는 제가 홍익대학교를 다녀야 했기 때문이죠. 만약 제가 조치원 캠퍼스를 다녔다면 이야기가 달라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디자인에 대해 거의 1년정도 쉬었던 적이 있습니다. 언젠가 휴학을 하고 공모전 준비와 각종 외주 작업을 겸하고 있었는데 과연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것 같았습니다. 세상에 어떤 분야던 잘하는 사람은 넘쳐 흐릅니다.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려면 어떤 천부적 재능이 있거나 피나는 노력으로 승부를 봐야 할것입니다. 저는 둘 다 미미한 곳에 좌표를 찍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잘하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유별나게 튀고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적당히 미지근한 삶을 동경하는 마음 깊은 곳에서는 기억되는 사람보다 짧게 스쳐가는 사람이 되려는 의지가 강해보입니다.

생각해보니 요즘 읽는 책들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최은영 작가의 글을 보며 퀴어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인상깊게 보았는데 근 몇년 사이에 오래 알고지내던 친구들 중 몇명이 제게 커밍아웃을 하면서 퀴어에 대해 더 알아가려는 마음가짐 때문인 것 같습니다. 어릴 때 부터 남자는 여자, 여자는 남자를 좋아해야한다는 사실을 당연하다고 배워왔지만, 그렇다고 남자가 남자를, 여자가 여자를 좋아해도 그럴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주변 사람들이 커밍아웃을 할 때, 어떤 반응을 취해야 불편하지 않을지에 대해서는 고민입니다. 인간이 오직 사랑이라는 감정때문에 존재하고 소멸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굳이 성 정체성이라는 것으로 인해 그 사람을 알기 전후의 판단이 달라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혹시라도 정말 방탈출이 궁금하다, 재밌고 퀄리티 좋은 방탈출을 가고싶다 하면 물어보셔도 좋습니다. 몇가지 제가 즐겼던 방탈출을 알려드리겠습니다. 홍대에는 룸엘이스케이프 '베니'가 유명하고, 비트포비아 홍대 '이미지세탁소'와 '그달동네' 정도를 해봤습니다. 홍대는 방탈출의 천국입니다. 제가 아직 못해본 홍대 유명 방탈출은 템포루바토와 조선피자몰, 꼬레아우라인것 같습니다. 요즘은 정말 시간이 없어 할 수 없고, 예약도 힘듭니다.. 강남에 유명한 테마는 링콜포라고 불리는 공포 테마 3개입니다. 처음 방탈출을 하신다! 하시면 강남에 '강남목욕탕'이라는 방탈출 테마를 추천합니다. 가장 퀄리티가 좋다라고 생각되는 방탈출은 인천에 있는 어메이즈드 방탈출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rec 테마만 했는데 현실적인 인테리어가 최고입니다. 이곳에 또 이탈리안잡이라는 테마도 있는데 굉장히 유명합니다. 저의 인생 방탈출은 강남 단편선 방탈출 카페의 '그림자 없는 상자'입니다. 이곳은 유명 콘서트의 티켓팅을 능가하는 엄청난 경쟁률을 자랑하지만, 그럴만 한 가치는 넘치는 곳입니다.

제가 아마 유치원생일때 누나가 학교앞에서 병아리를 사왔는데, 우리는 마당에서 병아리를 상자에 넣고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밥을 줘야겠다 생각하고 집에 들어가 무언가를 들고 다시 나왔는데 상자 옆에있는 길고양이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그때는 왜인지 저와 누나 둘 다 고양이를 무서워했고 저희는 상자안의 병아리를 혼자 둔 채 도망갔습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고양이가 갔을지, 혹시 병아리가 무사하지 않을지에 대한 고민을 하며 다시 돌아갔는데 고양이는 없었습니다. 동시에, 상자안에 병아리도 사라졌습니다. 어린 마음에 너무 놀라 마당에 주저앉아 저희는 울기 시작했습니다. 장황한 이야기이지만 이때부터 고양이를 싫어하기 시작했습니다. 점점 자라나면서 하지만 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습니다. 이제는 고양이, 정말 귀엽습니다.

사실 저는 타인에 대한 관심이나 친밀도를 적극적으로 쌓는 편은 아닙니다. 예전부터 사람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줄어든 결과인 것 같습니다. 제가 고등학교를 다닐 때 알던 친구가 안타까운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는데 지금까지도 그 친구를 생각하면 밝고 명랑한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조금의 아픈 마음으로 당시를 기억합니다. 이후 몇년이 지나 저희 아버지 친구의 자녀분이 같은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일도 있었습니다. 사람은 스스로를 감추는 것에 굉장히 숙달된 것 같습니다. 아니면 제가 그저 남을 탐색하지 않은 탓인건지 모르겠습니다. 어떻게하면 그들을 도울 수 있었을지, 알 수 있었다면 지금은 달라졌을까요? 과연 이 세상이 지금 살만한 세상일까에 대한 고민을 해봅니다. 세상이 안타깝게 놓친 아름다운 두 생명에게 명복을 빕니다.

예전부터 골목에서 동네친구와 놀던 때부터 성인 근접할 때 까지 방을 같이 쓴 결과, 누나와 저는 세상에서 가장 친한 구라는 타이틀로 서로를 인식합니다. 무엇보다 가정사로 힘든 시절을 같이 겪은, 겪고 있는 동병상련의 처지이기에 더 돈독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연인보단 친구를, 친구보다는 가족을 중요시 합니다. 모든 내재된 생각들이 저를 내향성으로 일궈 나가는 것 같습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주제를 불문하고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말해보겠습니다. 가을을 계절중에 제일 좋아합니다. 사탕보다는 초콜릿을 좋아합니다. 유자차를 좋아하고 브로콜리 너마저의 노래 유자차를 좋아합니다. 가수 계피가 있는 브로콜리 너마저의 1집 보편적인 노래 앨범을 사랑합니다. 그 앨범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따기 입니다. 가수 계피를 좋아하니 자연스레 가을방학을 좋아했는데 이제 그러기는 어렵습니다. HONNE의 오랜 팬입니다. 유일무이하게 제 의지로 간 가수의 콘서트가 그들의 콘서트입니다. BENEE와 LOVA, Lauv의 노래들을 좋아합니다. 술을 마시는 것 보다는 야간 드라이브를 더 좋아합니다. 커피 없이 하루를 사는것은 곤욕입니다. 밥보다는 빵을 좋아합니다. 아직도 루브르와 오르세 미술관을 가지 못한 것을 생각하면 아직 더 많이 살아야겠구나 싶습니다. 에너지 넘치는 사람보다 잔잔한 사람이 좋습니다.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지만 EBOOK은 싫어합니다. 책을 읽고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합니다. 독실하진 않고 성실하기만 한 기독교 신자입니다. 아직까지 배울게 많다는 점이 그래도 세상을 살아가는 원동력으로 작용합니다.

_아직 밑으로 더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내려갈 수 없는 듯 하다.

참고자료 구명 튜브 이미지 출처: 작가 mego-studio, Freepik